일상/유머

돌 잔치에 초대 안한 친구가 왔는데, 제가 너무한가요?

스뭇 2019. 4. 4.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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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매쌍둥이 키우는 초보 엄마입니다.

제목 그대로 그 친구 돌잔치에 초대 안했습니다.

 

지난 22일 호텔에서 소규모 돌잔치 했어요.

말그대로 소규모, 민폐끼치기 싫어서 직계가족과 왕래가 잦은 친한 친척분들만 모셨어요.

 

친정엄마, 아빠, 오빠, 새언니, 조카한명, 남동생, 이모, 작은아버지, 사촌형제 둘

시어머니, 시아버지, 아가씨, 형님, 아주버님, 조카 두명, 큰고모, 큰고모 아들,

작은이모, 조카 둘, 삼촌 한분 딱 이렇게만 초대했어요.

 

원래 직계가족분들에게만 말씀 드렸고 오신다는 친척분들까지 해서 소규모로 진행했어요.

손님 23분 저희까지 총 27명이였고요.

 

친구들한테 굳이 시간 뺏고싶지않아고 내새끼 생일인데 가족이 축하해줘야지

옛날이면 몰라도 첫 생일 됐다고 동네방네 소문내고

아는 사람 싹 불러서 거창하게 하는거 하고싶지 않았어요.

친구들한테도 단톡으로 이야기 했고

돈 보내준다고 계좌번호 알려달라는 친구들한테는

극구 거절했고 말도없이 집으로 선물 보내준 친구들한테는

밥 사거나 기프티콘 보내줘서 답례했어요.

 

줘도 안줘도 차별하거나 욕하거나 하지도 않고 바라지도 않았어요.

친구들이랑 이야기 하다보니 장소 날짜 시간까지 다 알게 되었고

전 당연히 안올꺼라고 생각했죠.

초대하려고 초대장을 돌린것도 아니고

몇시랑 몇시밖에 없어서 아직 고민된다 몇시가 낫겠냐. 이런거?

그런 대화들이 오가다 보니 친구들은 다 아는 상태고 돌잔치 잘해라 인사왔고요.

정말 정신 없더라고요.

 

그리고 돌잔치 당일날 한 친구가 남자친구랑 왔더라고요.

좀 당황스러웠어요.

소규모라 룸도 작고 맨 끝에 앉은 사람도 다 보이는데

남자친구랑 룸에 들어와서 정말 많이 놀랐어요.

와서 챙겨주고 싶었나보다 하고 신경 안썼고

어차피 혹시나 더 올 사람들 때문에

식사도 30인분으로 결제 해놓은거여서

친구랑 친구 남자친구도 식사 잘 하고 갔어요.

거기까지는 그래도 눈치가 좀 없나? 왔다가 다들 가족인데 갈법..

가뜩이나 혼자도 아니고 남자친구랑... 그냥 이정도요.

소규모로 돌잔치 하니까 가족분들 오시는데 답례품을 좀 고가로 했어요.

유명커피브랜드 텀블러랑 브랜드 제품 무릎담요

며칠전에 제가 일일히상자 구매해서 포장까지 다 해놨거든요.

답례품 하나당 5만원 넘게 들었어요.

 

올 식구수는 정해져 있으니 저도 한 집당 하나씩만 준비했고

조카들 올꺼 생각해서 애들이 좋아할만한 대표블럭 브랜드 미니블럭?이라고 해야되나

그거 두개씩 포장해서 묶어놨고요.

답례품이라 입구 앞쪽에 진열이 되어있었는데

저도 몰랐는데 나중에 식구분들 나눠드릴때 두개씩 비더라고요

남자친구랑 친구랑

텀블러담요 답례품, 애들 줄 레고 답례품 각각 하나씩 총 4개 가져갔더라고요.

하... 어린 조카들은 자기꺼 없다고 울고

친척분들 갯수 모자라 난감해서 발 동동 구르고 있으니

다행히 시부모님이랑 친정부모님꺼 친척분들 나눠 드렸어요.

진짜 이게 무슨 경우인지...

그리고 너무 경황이 없어서 돌 잔치 치루고

집에서 쉬고 다음날 갑자기 애들 열나서 정신없이 있다가(돌발진이래요)

오늘 아침에 애들 열잡히고 나니까 갑자기 문뜩 생각이 들더라고요.

 

한끼에 10만원이나 되는 식사 까지 먹고 답례품도 가격으로 치면

텀블러 상자가 5만원 레고 상자가 2만5천원 들었는데 그거 두개씩 가져가고

남자친구랑 와서 30만원 넘게 뜯어간거나 다름 없더라고요.

전 제가 착각한줄 알았어요.

선물을 줬었나?

돈을 붙여준다 했었나?

걔랑 했던 톡이랑 단톡 다 봐도 저 돌잔치 한다고 이야기할때

쏙 빠져서 읽씹하고 말도 안하고 다른 주제 나오면 그때만 얘기하고 입 싹 딱고 있다가

돌잔치때 와서 밥먹고 답례품 받아간거더라고요...

서운해 하는 내가 쪼잔하기도 하고

그래도 가볍게 준비한 잔치도 아니고 그 친구때문에 틀어진것도 있어서

괜히 원망이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아까 톡으로 돌잔치 직계가족끼리 한다는거 이야기 못들었어? 놀랐다 야 ㅋㅋ

올꺼면 미리 말하지~ 답례품 더 챙겨놓을껄...

부족해서 이모님 못드릴뻔했어~ 하고 넌지시 던졌는데

 

아 근처에 남자친구랑 영화보러 왔다가 너 돌잔치 한다는거 생각나서

조카나 볼겸 밥이나 얻어먹을겸 들렀어!

이러는거예요.

이게 말이에요?

갑자기 기분이 확 상하더라고요.

너 밥처먹을라고 왔냐고

너때문에 열심히 준비한 선물 우리 부모님 시부모님 못챙겨 드렸고

한끼에 얼마나 하는지 알고 지나가다 국밥집 들르듯이 들러서 외상치고 처먹냐고

와다다다 쏴붙였어요.

근데 제 말 읽씹하고 갑자기 단톡에다가

얘들아.. 나는 우리 쌍둥이들 돌잔치라고 해서 축하해주려고

마침 그 근처에 있어서 들렀는데 내가 잘못한거니? ㅇㅇ가 자꾸 화를 내네...

 

이러면서 구구절절 지 유리한대로 이야기 하고

선물 현금 일절 없이 밥만먹고 답례품 가져갔단 얘기

데이트 하러 나온김 근처길래 생각나서 들렀다 밥도 얻어먹을겸 이란 말을 쏙 빼더라고요

기가차고 어이가 없어서

야! 입은 삐뚫어져도 말을 바로해. 니 쪽팔릴까봐 내가 여기서 말은 안할께. 하고

단톡 나가버렸어요.

 

다른 친구들이 갠톡 하길래 됐다고 얘기하기 싫다고 저년 왜저러냐고 진짜!  하고 말았는데

저한테 그 친구가 톡 오네요.

 

 

선물 그까지꺼 몇백만원 짜리나 되는줄 알겠네.

그깟 밥값 얼마나 된다고.

너 돌잔치 한다고 한목 땡겼을꺼 아냐.

애가 둘인데 두배로 땡겼겠네.

그정도도 못해주냐? 친구끼리 너무하네 20년 우정 그거 다 필요없네.

이러는거예요.

할말이 없더라고요...

기가차고 어이없어서 진짜 세상에 있는욕 없는욕 다 퍼붓고 싶었는데 참았어요

똑같이 더러워지기 싫어서요.

 

제가 이상한거 아니죠?

저 화나는거 당연한거죠?

암만 친구들한테 바라는거 없고 원하지 않았다고 하지만

그래도 진짜 축하해주고 싶은 맘으로 왔다면

밥까지 얻어처먹고 갔으면 성의는 보여야 하는거 아닌가요? 


 

--- 추가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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