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유머

힘든 신입사원 시절을 보내고 있는 분들에게..

스뭇 2017. 4. 24.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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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입사한지 5년정도 됐습니다. 근무환경이 헬이라고 부르는 기업에서 일 하고 있구요 여러분들이 생각하시는 것 처럼 근무환경은 아주 더럽습니다. ㅋㅋ 아 이건 뭐라고 반박할 수 없을 만큼 사실입니다.

제가 여태 받은 신입이 10명이 넘어가는데 그 중에 남아있는게 둘 밖에 없네요

여태까지 퇴사한 동기나, 주변 선배나, 후배들을 쭉 보면서 제가 느낀점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전 절대로 부당하고, 비합리적인 대우를 참고 감내하라고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 점을 꼭 인지하시고 잘 읽어주세요.

나가는 사람들은 한결같은 이유로 나갑니다. 전통적으로 우린 나가는 후배들을 잡지 않습니다. 자기 적성에 안 맞는 일을 하면서 고통당하느니 그냥 나가서 자기 할 일 하는게 서로 합리적이니까요. 그리고 나가는 선후배들은.. 그 사람들에겐 미안하지만 기본적으로 업무능력이 떨어집니다.

어딘가 자기에게 맞는 일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디가나 그런 수준의 업무이해도와 처리 능력이라면.. 인정받는 직원이 되긴 힘들겁니다. (스펙은 참 좋은데 일머리 없는 스타일)

업무가 과다하다..는 말을 하려면 적어도 업무를 어느정도 이해하고, 익숙해짐을 통해 처리 속도가 안정적인 상황에서도 업무에 버벅거리면 일이 많은거죠. 그런데...업무를 이해하지도, 익숙해 지지도 않았다면 시간이 많이 걸리는게 당연한데 그 갭을 줄여가는 과정 자체를 싫어해요. 정말 단순한 업무를 줬는데 하루종일 표정 구기고 한숨만 푹푹쉬고 언제 되냐고 물어보면 아직..아직...이라고 하는데 모르면 물어보는 것도 아니고.. 그러다가 시간 돼서 커피나 한잔하자고 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 들어보면 이런 일을 하려고 들어온 회사가 아니래요....

아니 상식적으로 어떤 미친회사가 이제 막 들어와서 담당 업무하나 제대로 없는 신입에게 복잡한 의시결정이 달린 문제를 맡깁니까?

무슨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던 직장을 꿈꾸면서 들어온 사람들.. 실제로는 단순한 정리 업무도 못하면서 본인은 학점이 좋고 영어실력이 좋고 인턴경험이 많다며 유능한 인재라고 착각에 빠진 사람들..

적어도 업무에 최선을 다 해보고서 '이건 아니다' 싶으면 깔끔하게 나가면 되지 않습니까

근데 뭐 나가는데 이유와 핑계가 그리 많은지.. 곧 죽어도 본인의 능력이 떨어져서 업무를 못 따라온다는 소린 안합니다. 자기는 항상 잘 하는데, 회사가 문제고, 시스템이 문제고, 선배가 문제랍니다.

본인이 업무를 못해서 받는 스트레스를 꼭 외부환경탓을 합니다.

회사의 복지수준과 연봉수준을 꼭 다른 회사와 비교합니다.

뭐 제가 나가라 마라 할 입장은 아니니까. 조심스럽게 물어봅니다. 그럼 그 회사는 왜 안갔어? 안 간게 아니라 못 갔죠.

결국 분연히 떨치고 나가서 재취업하는 곳을 보면 두가진데요

  1. 연봉 적고, 일 없는 회사.
  2. 연봉 많고, 유명한 회사 재입사 후 1년도 안 돼서 퇴직-재취업-퇴직 반복(이유는 항상 같죠)

전 그래도 1번 케이스는 좋다고 봅니다. 본인이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잡은 초점이 돈 못벌어도, 시간 넉넉하고 여유있고, 일하면서 스트레스 안 받고 사는 것이라면 이게 맞죠.

남들이 다 사람 갈아먹는 회사라고 그렇게 욕을 하고 침을 뱉는데요

저도 같은 생각합니다. 여긴 미쳤어요... 근데 어서 이런 사람들을 데려왔는지 일 하나는 끝내주게 잘 합니다. 아니면 저 위의 과정을 거쳐서 정말 일 잘 하는 사람들만 남았을 수도 있구요. 그러다 보니 신입들이 기업문화에 적응하는 걸 어려워합니다.

자기들은 이정도 업무는 막 했는데, 신입들은 들어와서 못한다고 하니.. 갑갑하겠죠 뭐 어쩌겠습니까. 우리 모두가 에이스가 아닌데...

뭐..구질구질하게 적었는데요 또 한 사람이 비슷한 이야기하면서 선배는 왜 이런데 다니냐고 하는 말에 먹고 살라고~라는 말을 남겨주고 가만히 생각하다 열받아서 써봅니다.

적어도.. 이런데 왜 다니냐고 하려면.. 최소한.......본인의 업무를 뒤치닥거리 해주느라 일요일 새벽까지 일 도와주러 선배가 사무실에 있는 상황은 아니어야 하지 않나.. 날 여기에 오게 만들지는 않고서 할 말이 아닌가 싶은데 좀 해탈해서 그런지 별로 화는 안 나요. 월요병은 분명히 없을 겁니다.

뭐 우리 상전으로 모시고 있는 스펙이 좋으신 후배님은 3개월내로 퇴사할 각이라서 그냥 말 안하고 참았습니다. 모르죠 하반기 공채 시작하면 또 설레발 치다가 붙는데 없으면 그냥 가만히 있을지.

암튼 저도 문과계열로 삼성계열 합격하고서도 이상한 자존심에 삼성 안 간다고 우기면서 여기 왔는데 아.. 진짜.. 그냥 삼성갈걸... 이런 생각 엄청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비슷한 시기에 삼성들어간 친구들 하는 일 보면 재미없어보이더라구요. 일은 나나 걔나 똑같이 많고

처음엔 그 친구가 칼퇴근에 근무 스트레스가 없더라구요. 전 죽겠는데... 그런데 그 친구가 어떤 업무를 담당하고 책임을 져야하는 순간 똑같아 졌습니다.

차이는 간단해요. 저쪽은 어느 시점이 될 때까지는 기업문화를 즐기게 두고

여기는 신입이고 뭐고 무조건 실전 업무 투입.. 덕분에 5년 지난 지금은 동종업계 10~15년차 선배들하고 같은 테이블에서 밀리지 않는 협상합니다.

재밌네요. 일 중독이라서 그런진 모르겠는데.. 전 이런게 재밌더라구요.

일이 많다고 해서 꼭 나쁜건 아닙니다. 혹시 내 능력을 키울 생각이 있다면 그거 다 처리해 보세요. 그리고 회사가 클 수록 그 가치를 인정받지 않나 싶습니다.

이상한 소릴 많이 했네요.. 이상한 소린 덜어내시고, 챙겨갈 부분은 챙겨가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혹시 우리 후배님..뽐뿌해서 이글 보게 되면 난 가? 싶을 텐데 .. 너 맞을 것같아..

네가 한 사람 몫의 일을 해줘야 내가 집에갈 수 있어.. 우리 자기일은 스스로 하자.. 그리고 모르면 좀 물어봐(평일에!). 네가 뭘 모르는지 내가 친절하게 알려주고 싶지만 여긴 교재 순서대로 진도 나가면서 가르치는 학원이 아니고, 나도 네 과외선생이 아니야.. 우리 일요일엔 이러지 말자..

내일 일곱시반에 다시 만날 때는 아메리카노에 투샷 부탁한다..네가 투샷으로 가져오면 뽐뿌하다 보다 할게

그럼 잘 자라.

http://www.ppomppu.co.kr/zboard/view.php?id=employment&no=82932

[출처] 힘든 신입사원 시절을 보내고 있는 분들에게.. 뽐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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