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꽃 - 김춘수

스뭇 2015. 6. 9.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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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香氣)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 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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