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8년 정유재란 때 일본으로 끌려간 뒤
가고시마에서 도자기 명가를 이룬 심당길의 후손이
424년 만인 2022년 7월 9일
조상의 묘소를 참배했다.
한복을 입은 제15대 심수관이
경기도 김포에 있는
심당길의 부친 청송 심씨 심우인,
조부 심수, 증조부 심달원의 묘소에
헌화하고 절을 올렸다.
(도자기를 가업으로 이은 심당길의 후손 중
천재 도예가로 명성을 날린
12대 당주의 이름 심수관을 후계자들이 세습해
현 심수관은 세습명으로는 4대째,
가문의 당주로는 15대째에 해당)
무덤에 자란 잡초도 뽑고
청송 심씨 종친들로부터
선조들의 내력을 들은 후
심당길의 부친 심우인의 묘소 근처에 있는
재실 청심재에서
그동안 조상의 선영에 오지 못한 이유를 알리는
귀향 고유제를 봉행했다.
제15대 심수관은
"심수관가는 424년 동안
청송 심씨 가문에 부끄러운 일을 한 적이 없다.
막상 이곳을 방문하니 감회가 새롭다."며
눈물을 흘렸다.
일본으로 끌려가 사쓰마 번(현 가고시마)에 정착한 심당길은
도자기를 생산하지 못해 외국으로부터 수입하던 일본에서
도자기를 굽는데 성공했고,
심당길의 후손들이 만든 도자기는
사쓰마야키(薩摩焼)로 불리며
심수관가 또한 일본의 도예 명가로 존속하고 있다.
제14대 심수관은 한일문화교류에 힘써
대한민국 정부로부터
1989년 명예총영사직을,
1999년 은관문화훈장을 받았고
그 아들인 제15대 심수관 역시
한일문화교류에 기여했는데
올해 5월 청송 심씨 종친들로부터
심수관가의 시조인 심당길의
조상 선영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어
424년 만인 오늘 묘소를 참배할 수 있었다.
청송 심씨 문중은 제15대 심수관에게
'1만 개 가지가 있어도 뿌리는 하나'라는 의미인
만지일근(萬枝一根)을 새긴 목판은 선물하며
이번 방문을 기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