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유머

지난 3년간의 취준생 생활을 정리하며.. (글 매우 김)

스뭇 2017. 4. 24. 12:27
반응형

나름 고스펙자이시기는 하지만 무작위지원이 얼마나 불행한지(?)를 알 수 있는 것 같아요. 급한 마음에 무작위 지원하시는 분들에게 도움되지 않을까 싶네요.

. . . . . . . .

돌고돌아서 지금 회사에서 마음붙이고 잘 다니지만, 저와 같은 오류를 범하지 않으셨으면 해서 글을 올립니다.

우선 제 스펙을 언급하자면, 서울 중상위권(중경외시) 4.05/4.5 토익 950점 오픽 IM2 CFP, AFPK, 금융3종, 재경관리사, 컴활/워드1급, 한자2급, ERP회계1급 등.. 중견기업 재직 11개월(인턴 1개월+정규직 10개월) 기타공공기관 재직 5개월 대기업 재직 10개월 현 공기업 재직 중(4개월)

이렇게됩니다. 수 많은 이직을 하게 된 경위와 3년이라는 취준생 생활에 대해 말해보고자 합니다.

첫 취업은 2013년 여름에 했습니다. 경험삼아 지원한 중견기업 인턴이 합격을 했고 하다보니 정규직 전환까지 됐습니다. 인턴 중 30%가 채 안되게 전환이 된 경우라 운이 좋은 경우였는데 그 당시 그 회사가 마음에 안 들었습니다. 말 그대로 "경험"삼아 지원한 곳이었기 때문이었죠.

따라서 원래 생각했던 은행에 가고자 2013년 하반기 공채 준비를 합니다. 시중은행 중 공고가 뜬 곳(우리, 국민, 기업, 하나, 농협, 신한)에 모두 서류 통과를 했고 모두 면접에서 떨어졌습니다. 은행에 가고자 CFP까지 취득했는데(지금 생각하면 별거 아니지만..그땐 크게 생각했습니다.), 떨어졌다는 생각 때문에 정신을 차리기 힘들었고 일반기업 공채 준비에 소홀하게 됩니다.

그리고 가기 싫었던 중견기업에 입사합니다.

연수 때, 1등이라는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기업 내 최고 핵심부서에 배치되지만 핵심부서는 어딜가나 힘들듯이 여기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오히려 변방부서에 간 입사동기들을 부러워하면서 매일 8 to 1 생활에 지쳐갔었고, 주 6일근무에도 신물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에 어린 나이에 취업했다는 생각에 한 번 더 도전해야겠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고, 재직하면서 몰래 회사에 이력서도 냈지만 면접을 보러갈 수가 없어 화가 났고 결국 2014년 여름에 사직서를 던지게 됩니다.

회사에서의 반응은 생각보다 놀라웠습니다. 신입사원 하나 나간다고 큰 문제 될 곳은 아니었는데 나가지말고 좀만 더 버텨보라며, 심지어는 면접 갈 수 있게 해줄테니 1년은 채우라고까지 말한 곳이었지만, 무슨 객기였는지 나가겠다고 버팅기면서 그 해 가을에 퇴사합니다.

이 때 부터 인생이 꼬입니다. 퇴사 후 두번째 직장을 3개월도 채 되지 않아 다시 구했고, 실질적으로는 원서 쓰고 면접 보러 다니는 중에 합격한 것이라 공백기가 거의 없다시피하면서 기타공공기관으로 이직합니다. 그러나 이 곳 역시 급한 마음에 우선 합격한 곳에 가자는 마음으로 들어갔었고 첫번째 직장보다 못하다는 생각과 궁극적으로 무기한 지방 파견 발령을 받은 탓에 5개월만에 그만둡니다.

막막했습니다. 2번째 직장 퇴사하고 나서는 어학점수도 모두 만료되었고 나이도 28로 적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우선 토익부터 하자고 생각이 들어 2달 내내 토익에 매달린 결과, 기존 토익점수에 비해 90점이나 오른 950점을 취득하였고, 대기업 공채에 서류를 넣는 족족 합격하여(합격률 50%) 대기업 재무팀과 꿈에도 그리던 은행에 합격하여 대기업을 선택하게 됩니다. 이 때, 대기업을 선택하게 된 이유는 워낙 인지도가 좋은 곳이었기에 집에서 그 곳에 입사하길 바라는 마음이 컸고, 저 또한 합격한 은행이 가장 가고싶은 기업은 아니었기에 대기업에 입사합니다.

대기업에서의 생활은 지옥 그 자체였습니다. 여태까지의 직장생활의 힘듬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이 들 정도로 힘들었습니다. 매일 8 to 2의 생활을 하며 주 6일근무는 당연하고 3주연속 주말도없이 일하는 때도 있었을만큼 괴로웠습니다. 첫번째 직장은 업무강도는 강해도 분위기는 자유로웠으나 이 곳은 분위기마저 군대보다도 더 보수적이고 전쟁터를 방불케하는 사나운 분위기였습니다. 추석 직전에 결국 공황장애 진단을 받게 되었고, 이렇게 살다가는 안되겠다 싶어서 퇴사를 결심하게 됩니다.

이때만해도, 퇴사하고 나서 전문직 준비를 하고자 했습니다. 세무사 준비를 하려고 했고 성과급과 퇴직금 받고 학원등록과 동시에 퇴사하고자 했으나, 취업에 있어 나이로 디메리트를 받지 않는 마지막 나이(당시 29세)라고 생각을 하여 가고 싶은 곳 총 5개 회사만 지원하였고, 미미하지만 스펙의 향상과 고르고 골라 지원하였으니 정성스럽게 쓴 자기소개서 덕분에 3곳에 서류가 통과되었고, 필기도 모두 합격하여 면접을 치러 현재 회사가 가장 빨리 합격하고 가장 가고 싶은 곳이었기에 현재 회사에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이 곳 역시 보수적이고 고루한 면이 있으나, 그동안 다녔던 회사들에 비해서는 근무강도와 안정성면에서 월등한 우위를 지니고 있으며, 급여도 괜찮은 수준이기에 마음 붙이고 다니고 있습니다.

3년간의 생활을 정리하면, 서류는 대략 200개가 넘는 곳을 지원했고, 통과는 90여곳, 면접은 50여곳 회사를 보고 합격은 7개를 하였으며 다닌 곳은 4곳입니다.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묻지마 지원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합격 이후에 재직을 하겠다고 결심할 때는 적어도 자기가 싫어하는 곳은 가면 안됩니다. 별로다, 마음에 안든다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회사 생활 자체가 지옥이 됩니다. 가고싶었다, 합격해서 기쁘다라는 생각이 드는 곳에 가야 그나마 참고 다닐 수 있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네요.

한가지 덧붙이자면, 이직할 때는 무조건 재직하면서 하시길 바랍니다. 퇴사하고 나면 마음이 급해져서 아무곳이나 가게되어 제가 겪었던 실수를 겪게됩니다. 좋든 싫든 회사를 다니면서 이직자리를 알아보면 그나마 좀 더 현명한 판단을 하게됩니다. 그리고 회사 입장에서도 재직자를 선호하는 점을 많이 느꼈습니다. 지금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첫 직장에서 좀 더 버티다가 현재 이곳으로 좀 더 빨리 이직했으면 더 좋았을 거라 생각이 듭니다.

글이 길어져서 죄송합니다. 그럼 이만 줄이겠습니다.

출처 : 뽐뿌 http://www.ppomppu.co.kr/zboard/view.php?id=employment&no=83007

[출처] 지난 3년간의 취준생 생활을 정리하며.. 뽐뿌

반응형